개인앨범

출석부5,사랑의 체험수기

세무전문가 2022. 10. 7. 14:50

2022-05-22 14:53:35


드디어 약속 날짜에 나는 한일합섬 면회소를 찾아갔다.

그런데 그녀는 나오지 않고, 다른 여인이 나를 찾았다.

"저기 저는 00언니 후배인데요, 언니 막 일마치고 나와서 지금 목욕하러 갔어요. 30분만 기다려 달래요"

언니보다는 키가 크고, 늘씬한 그 후배는 나를 의아하게 쳐다봤다.

'뭐야? 나한테 반했나?, 오늘 내가 너무 잘 차려 입고 나온건가?'

언니는 마른 체형인데, 그녀는 voluminous, buxom했다. 

'어..괜찮은 여자네..'

맨날 산꼴짝, 오지 공사장에만 돌아다니다 이런 여인들은 구경조차 못하다가, 눈이 휘둥그레진 것이다.

 

좀 있다 나온 그녀는 신데렐라 같이 차려입과 나왔다..

양덕동 골목길을 걸어나오는데. 나도모르게 연방 히죽거려지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리고 하늘을 쳐다보고 웃었다.

구름 타고 빛나는 하늘, 훨훨 날아가는 기분 이랄까? 

"야!.그만 웃어."

"응..어..허 허.."

"아 참 ..아까 후배가 너 바보 같다더라"

"그래?"   '이년이.. 그래서 아까 나를 이상하게 쳐다 봤구나! '

'난 너만 있어면 돼'   " 허..허.."

그녀가 곁에 있는 한 천하무적, 어떤 말도 거슬리지 않았다. 

 

'이런 착한 천사를 내가 오늘 몹쓸짓을 한다면 정말 나쁜 놈이야'

'아냐, 그럴수록 더욱 독한 맘 먹고 올가미로 단단히 묶어 놓아야 해'

맘속에는 두맘이 계속 싸우고 있었다. 

 

1987년 초 봄, 당시 20살 먹은 나는 고려용접봉 공장(창원 성주동) 기초공사에서 포크레인 조수로 일하고 있었는데, 한번은 기사형님에게 인생상담을 하게 되었다.

"형님,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이거 어떻하면 좋죠?"

불면 날아갈까, 다른이가 채어갈까 노심초사 혼자 끙끙 고민하던 끝에 결국 털어놓게 되었다.

 

"야 임마!, 여자는 무조건 따 먹고 보는 거야!" "이 축구 같은 놈!"

"예~~?" 나는 눈이 동그래져 되물었다..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너 따 먹는거 몰라?" 

"어어...열매를 따먹는거면 몰라도..., 여자를 어떻게 따 먹어요??"

기사님은 어이 없다는 듯 쳐다보더니, 의심의 눈초리로 바뀌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짐짓 순진한척 하면서 자기를 놀리는 것으로 생각한 듯 했다.

"너 여자 처음 사귀보냐?"

"예", 기사님은 그제서야 의심의 눈초리를 풀고, 다소 측은하다는 듯 나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나서는 무슨 큰 결심을 한 듯 사뭇 진지하게 작전계획을 짜 주었다.

"와, 형님. 정말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박기사님 정말 대단한 천재이십니다"

  

정말이지, 나는 혼자 고민만 했지, 기사님이 알려주는 이런 방법은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작년 겨울에 그 기사 형님집에 놀러갔는데, 북마산 꼭대기에 단칸방 살림을 차리고, 형수님이 연탄불에 갓지은 쌀밥을 마른김에 싸서 유치원생 자녀 2명과 저녘을 먹었다.

"주기사 여자친구가 생겼다는데..결혼하면 좋겠네.."기사님은 진심인지, 띄워주는 말인지 알 수 없지만 적극적이었다. 형수님은" 아유...아직 ..어린데 결혼은 무슨..."

그 형님은 작전계획외에도 자신의 총각시절 연애 경험담과 지금 형수님과의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자칭 자신을 연예박사라고 하였다.

 

1986년 19살 봄에는 합천 율곡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차 부품을 구하러 마산에 내려왔다가 그녀를 만나게 되었고, 그간 마음 설레는 편지만 주고 받았다.  가끔 볼일보러 마산에 왔다가 면회가면 시간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적이 서너번 있었다. 3교대로 일하고 학교수업까지 하니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는 달리 어디 가기로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내가 해운대로 가자고 제안했고, 그녀도 흔쾌히 응했다.

"가자, 해운대로~~!"

"가자, 해운대로~~!"

 

[bad case of loving you] https://youtu.be/Vum95tmkruY

 22년8월20일(토)19시 북한산 의상봉